20년 차 건물의 관리소장으로 일하면서 겪은 일 중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옥상과 옥탑이라는, 같은 건물 안에서도 전혀 다른 취급을 받는 두 공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법조문이나 점검 매뉴얼만 봐서는 절대 와닿지 않는 그 차이를, 직접 사고를 겪고 나서야 절감했던 경험을 풀어보려 합니다.옥상과 옥탑 — 같은 꼭대기인데 관리는 완전히 다른 두 공간옥상은 입주민들이 운동하러 올라오기도 하고, 명절이면 빨래를 널러 오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사람이 자주 다니니 누수나 크랙이 생기면 누군가는 반드시 알아채고, 관리사무소에 민원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옥상 방수는 점검표에 늘 들어가 있고, 주기적인 보수도 비교적 수월하게 이루어집니다.반면 옥탑은 전혀 다릅니다. 올라가려면 위험한 철제 사다리..
관리사무소에서 일한 지 어느덧 십수 년이 넘었다. 그동안 자치관리 단지에서도 근무했고, 위탁관리 회사 소속으로도 일했고, 도급관리 계약을 맺은 단지에서도 근무했습니다. 같은 "관리사무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어도 세 가지 방식은 일하는 방식부터 책임 구조, 심지어 월급이 나오는 통장까지 완전히 다릅니다. 법조문만 봐서는 잘 와닿지 않는 차이를,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볼려고 합니다.자치관리 —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장님인 곳자치관리 단지에서 일할 때가 가장 책임이 무거웠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6조에 따르면 자치관리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접 관리사무소장을 선임하고, 시행령에서 정한 기술인력과 장비를 갖춘 자치관리기구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즉 위탁관리업체라는 중간 단계 없이, 입주자대표회의가 ..
작년에 우리 동네 상가 관리규약 개정 건으로 회의에 들어갔다가, 옆 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비슷한 시기에 관리규약을 고치는 걸 보고 "어? 절차가 왜 저렇게 쉽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올해 초 지식산업센터 사무실을 분양받은 지인이 관리규약 신고 문제로 머리를 싸매는 걸 보고서야, 이 세 가지가 법적으로 전혀 다른 트랙 위에 있다는 걸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 직접 부딪혀 본 경험과 그 과정에서 찾아본 법조문을 정리해 본다.1. 아파트(공동주택) — 과반수면 통과되는 비교적 가벼운 절차상가 일을 겪고 나서 아파트 쪽 절차를 들여다보니 허탈할 정도로 간단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18조와 시행령 제19조에 근거하는데, 서울시 관리규약 준칙을 보면 절차가 이렇게 정리되어 있다.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입..
집합건물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까다로운 업무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관리규약 변경 같은 중요 안건을 처리하는 일입니다. 관리단 총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오늘은 제가 서로 다른 두 건물에서 각각 서면결의서 방식과 전자투표 방식으로 관리규약 변경을 진행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두 방식의 현실적인 차이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관리단 총회, 정족수부터 막막합니다관리규약을 변경하려면 관리단 총회를 열어서 일정 비율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통상 관리규약 변경 같은 중요 사안은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과반수, 경우에 따라서는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율을 채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정말 어렵습니다.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입주민들은 ..
집합건물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관리단집회를 거쳐 관리인이 새로 선임된 직후, 행정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해본 경험을 공유합니다. 같은 업무를 앞두고 막막하신 소장님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관리단집회, 그 이후가 진짜 시작관리단집회에서 결의를 마치고 관리인이 선출되면 "이제 끝났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하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었습니다. 의사록을 정리하고 서명·날인을 받는 순간부터, 법적으로 정해진 다음 절차를 차례로 밟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체감했습니다.1. 관리인 선임 사실의 신고 의무 확인가장 먼저 챙긴 것은 신고 의무 자체였습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 제24조제6항에 따르면, 전유부분이 50개 이상인 건물의 관리인으로..
집합건물인 지식산업센터나 상가 등에서 시설관리 및 관리사무소장 업무를 하면서 최근 겪었던 음식점 배기 민원 해결 사례를 공유합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시설관리 하시는 분들이나 상가 관리 주체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건물 및 주방 배기공조 개요근무 중인 건물은 준공 후 6년이 지난 집합건물로, 1층에 공동 배기공조 덕트가 설치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준공 당시에는 각 호실의 면적을 기준으로 덕트 면적 및 메인 배기송풍기(루프팬) 기준이 수립되어 있었습니다.그러나 지식산업센터 및 상가 특성상 1층 같은 층에 연기와 냄새 발생이 잦은 여러 개의 음식점이 동시에 입점하면서 배기 가동률과 부하가 급격히 높아지게 되었습니다.소음 및 냄새 민원 발생, 원인 확인어느 날 입주사들과 상가 이용객들로부터 "특정 매..